고려조 망이 망소이로부터 만적에 이르기까지
그와 같은 노비들이 나라를 얼마나 혼란케 했는지를...
장영실에게 벼슬을 내리겠다는 세종의 결정에 중신들은 강력히 반발한다. 여기에 정인지 최만리 등 집현적 학자들마저 가세해 세종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노비에게 벼슬을 내릴 경우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신분질서를 흔들어 큰 혼란을 자초할 것이란 얘기다. 이에 세종은 신하들이 명을 따를 때까지 단식할 것이라 정면 돌파를 선언한다.
넌 날 때부터 종이잖어?
돈 주고 사고 팔 수도 있으니까 사람도 아닌 건데..
입에서 기르는 짐승하구도 같은건데..
조말생은 이 틈을 노려 정인지 최만리 등을 회유하는 한편 경녕에게 접근한다. 왕권에 대한 꿈을 완전히 내려놓은 건 아니지 않냐며, 새로운 택군의 가능성을 은밀히 타진한다. 한편 세자 향(후일 문종)은 아버지를 이해할 수가 없다. 원래 양반이었던 외할머니는 지금 종의 신분이 되어 있는데, 처음부터 종이었던 장영실에게 관복을 입히겠다며 강변하고 있는 아버지의 이율배반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이에 향은 모종의 결심을 굳히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