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사가 말한 국본을 대신할 왕자가 누굴 이르는 겐지.
국본을 대신할 왕자! 황엄이 던진 짧지만 의미심장한 발언은 크나큰 파문이 되어 조선 조정을 뒤흔든다.
이기구 싶은 맘 나도 저하만큼이나 크다구요.
한편 마음 속 깊이 쌓아만 두었던 울분을 터트리며 자신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강인한 충녕의 모습 앞에서
양녕은 크게 당황하게 되는데...
이미 싸움은 시작됐어요. 이 싸움에서 지는 것이 충녕대군에게 가장 위험한 일 아니겠습니까?
충녕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력 구축을 위하여 박은과 조말생은
충녕의 장인 심온에게 접근하는 발 빠른 행보를 보인다.
적의 적은 아군입니다, 어머니...
이런 와중에 경녕은 느긋한 태도로 혼란한 정치판국을 관망하며 기회를 엿보고...
세자.. 제는 말이지요. 참으로 몹쓸 놈이오.
태종은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가슴 속 깊은 곳에 숨겨 두었던 아버지의 씁쓸한 진심을
원경왕후 앞에서 토로하여 중전의 마음을 뒤흔든다.
상천지 어느 가족이 이와 같을까.
끝없이 저울질 하고 의심해야 하는 것이 왕실의 명운...
진저리가 나. 참으로 진저리가 나는구나.
자신의 배로 낳은 아들조차도 믿을 수 없는 왕실의 비참한 명운 앞에 마주한 원경왕후의 탄식소리는
서글픈 울림이 되어 허공으로 흩어지는데...
국본의 자리가 더는 네 몫이 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분기어린 태종의 일갈은 양녕의 귓가를 허망하게 스쳐지나간다.